티타노마키아에 참여한 신들

이아페토스의 아들 아틀라스, 프로메테우스, 에피메테우스, 메노이티오스도 티타노마키아에 참여했는데,
아틀라스와 메노이티오스는 크로노스와 티탄신족 편에서,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는 제우스 편에서 싸웠음.

결국 제우스가 이긴 덕분에 아틀라스는 하늘을 짊어지는 벌을 받았고, 메노이티오스는 에레보스에(타르타로스에서 가장 깊고 어두운 곳) 갇힘.
반면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는 생명체를 만드는 일에 함께 참여하면서 제우스의 측근으로 활동함.

오케아노스와 테튀스의 딸인 스튁스도 제우스의 편에서 싸웠기에 맹세의 신이 되어 신들과 인간들의 존경을 받게 되었고, 그녀의 네 자식(젤로스, 니케, 크라토스, 비아)은 항상 제우스의 곁을 지키는 존재가 됨. (이래서 스튁스 강에 맹세한다는 말이 나옴)

참고) 젤로스는 질투, 부러움, 경쟁심, 니케는 승리의 여신, 크라토스는 권력, 비아는 힘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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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탄의 자식들

Recall: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자식인 12명의 티탄신족: 오케아노스, 코이오스, 크레이오스, 휘페리온, 아이페토스, 크로노스, 테튀스, 포이베, 테미스, 테이아, 므네모쉬네, 레아

근데 12명의 티탄신족들이 지들끼리 자식을 낳았음;;;

오케아노스와 테튀스

3000명의 강물의 신들(보통 남신)과 뉨페(샘물, 숲을 관장하는 요정들, 보통 여신)들을 낳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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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국어 과목으로 읽기와 듣기, 말하기, 쓰기를 배운 기억이 난다. 학교에서 언어로 할 수 있는 일을 총 4가지로 나누었던 것이다. 저번 독후감을 쓸 때 읽었던 <일머리 문해력>에서 읽기와 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웠는데, 이번 독후감을 쓸 때 읽은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에서는 말하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운다. 물론 의무교육을 들은 사람들은 누구나 한국어로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남들의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하면서 읽고,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학습이 필요하다. 말하기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상대가 이해하도록 정확하게 말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전달해주는 직업인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선 한석준 아나운서가 직접 사용했던 말하기 기법들이 적혀 있다. 사실 다들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쓰기 때문에 당연히 올바르게 한국어를 발음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잘못된 맞춤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이 잘못된 발음으로 한국어를 발음하고 있다. 대학교 재학 중 "한글맞춤법의 이론과 실제" 강좌를 들으면서 알게 됐던 사실인데, 나도 '닭이 난다', '닭을 잡았다' 등의 문장을 잘못 발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올바르게 발음하려면 [달기], [달글]으로 발음하는 것이 맞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오랫동안 잘못된 발음으로 발음한 탓에 아직도 올바른 발음이 입에 붙진 않는다. 이 책에서는 이런 식의 잘못된 발음 말고도 사투리 등의 어조나 어투를 고치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석준 아나운서의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상자료 링크도 함께 책에 나와 있어서 쉽게 영상을 보면서 연습할 수 있었다. 가장 특이했던 훈련 중 하나는 모음 훈련으로, 대부분 사람이 모음을 올바르게 발음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장에서 자음을 제외한 모음만 발음하도록 만든 훈련이다.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내가 모음 발음이 잘 안 된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말하기 기법 말고도 어떤 내용을 말해야 좋은지도 나와 있다. 어쩌면 말하기 기법들보다도 훨씬 중요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로해주는 일,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일,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하는 일, 상대방에게 조언하는 일 등 일상에서 자주 일어나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난감한 일들이 많다. 특히 일상 속에서 대화하다 보면 흔히 나오는 주제이기 때문에 몇 시간 동안 공들여서 생각하면서 글을 쓸 수 없고 즉석에서 말을 꺼내야 하며, 그러다 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어떻게 말하면 현명하게 일을 해결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개인적으로 말하기 기법들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졌던 챕터였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내리는 결론은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사람이 온다는 것이다. 대화 중에는 잠시 말을 끊고 몇 시간 동안 생각한 뒤 대화를 이어나갈 수가 없다. 한순간의 실수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한테 상처를 줄 수가 있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평소에 배려하는 태도를 가지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 즉석에서 좋은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만 모일 수밖에 없다. 평소의 태도에 따라서 말 한마디로 좋은 사람을 얻거나 잃을 수도 있다. 언제든지 좋은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연습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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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 공부

Philobiblos
책을 읽기 좋아하는 사람
Philosophos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
Philotimos
명예를 사랑하는 사람
Philopatris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
Philologos
(논리적이고 의미가 잘 통하는) 말을 사랑하는 사람
Philomathes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
Philokhrematos
돈만 밝히는 사람
Philokalos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
Philokosmos
질서를 사랑하는 사람/장식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후자로 쓰이면 허언기가 있는 사람 등 부정적으로 쓰이기도 함)
Philonikos
승리를 좋아하는 사람
Philomuthos
신화를 사랑하는 사람
Philoinos
술을 좋아하는 사람

최초의 신 카오스

카오스(Khaos/Chaos)

헤시오도스(BC 8-7세기 사람)의 <신통기(Theogonia)>: 태초에 가장 먼저 카오스(Khaos/Chaos)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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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시작하며

소크라테스의 변명

김헌 교수님은 사실 학부 때 불어교육과였음
하지만 학부때 독후감 과제였던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보고 서양철학에 빠져들게 되고, 서양고전학과로 전공을 바꾸게 됨

소크라테스는 알다시피 서양철학에 매우 큰 영향을 준 인물이고,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로서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겼는데, 특이하게도 소크라테스가 주인공인 연극 형식으로 책을 썼음

소크라테스의 주제: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가? "어떻게 하면 인간이 덕(Arete)을 실현해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
소크라테스 방식: 일단 질문함 -> 상대방이 대답함 -> 소크라테스 반박 -> 데꿀멍 -> 너도 알못인데 같이 합심해서 진리를 탐구해보자
이상: 아 나도 무지했구나 같이 진리를 탐구해보자
현실: 점마 거지같네 -> 교모한 말재주로 청년들을 타락시키고 전통적인 신(제우스, 아테네)들을 부인하는 종교적인 이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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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Plugin이란?

Hexo에는 Tag Plugin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Markdown으로 작성하지 못 하는 내용들을 작성할 때 사용한다. 쉽게 말하면 임의의 html 태그를 삽입할 수 있는 기능이다. Hexo에도 다양한 Tag Plugin들이 있지만, Next Theme에서도 버튼, 그래프 등 다양한 Tag Plugin들을 제공한다.

Tag Plugin 만들기

다행히도 Hexo에서 Tag Plugin 만드는 방법을 지원한다. sciprts/ 폴더에 아래 두 코드 중 하나가 있는 파일을 저장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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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xo.extend.tag.register('name', function(args){
return `<div class="hello">hi</di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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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며 책들을 살펴보던 도중 이 책을 발견하게 됐다. ChatGPT 등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이 많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책은 이 책인 것 같아서 바로 골랐다. 이번 달에는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너무 많은 일을 준비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쳤던 것 같다. 상병 진급 시험도 있었고, 자격증 공부와 대학 학점취득 원격강좌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구글에서 약관을 변경하면서 안드로이드 개발자 계정이 삭제될 위기에 처해 군대 안에서 앱 개발을 할 방법도 고민해야 했다. 하필 입대 날짜도 애매하게 잡은 덕분에 이번 학기가 아니면 할 수가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 한두 달 정도 일찍 오거나 늦게 왔었다면 여유가 있었을 텐데 군대 오기 전에 이런 일들에 대해선 고민해보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 와중에다 새해라서 그런지 부대 내에 있는 온갖 것들이 바뀌다 보니 적응하다 지친 나는 결국 번아웃이 와버렸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시작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 기분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개인정비 시간 때마다 별생각 없이 누워서 스마트폰만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도중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정확하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정신병원에서 주기적으로 약을 처방받아야 할 정도로 힘든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힘든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감기에 걸리면 바로 병원에 가는 대한민국에서도 정신병원에 대한 인식은 심각하게 안 좋아서, 기분이 우울하면 그냥 우울한 채로 살면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몸에 생긴 사소한 병들은 즉시 치료받으려고 들면서, 정작 정신에 대한 치료는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면역력만을 믿고 버티는 것인데, 이 책은 단순히 기다리는 대신 어떻게 하면 부정적인 생각 대신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책을 읽으면서 내 얘기인가 싶을 정도로 공감되는 얘기가 많았다. 계속 최악의 상황만 가정한다던가, 오히려 항상 최선의 상황만 생길 거라고 막연히 기대하던가, 우울한 상황에서 억지로 힘을 내려고 하면서 더 힘들어지는 등 내가 최근에 하던 생각들이 전부 기록되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일본 정신과 의사랑 상담이라도 했던가? 읽으면서 내 얘기 같은 얘기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걸 보니 전 세계 사람들도 나랑 같은 고민을 하면서 지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나만 심각한 게 아니라 누구나 겪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안심이 됐다.

특이하게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백천만 감사나눔 운동과 겹치는 면이 많았다. 내가 전입을 했을 때 선임들이 힘들게 써봤자 휴가를 하루나 이틀밖에 안 줘서 그냥 안 쓰는 게 낫다고 말해줬고, 나도 딱히 쓸만한 공책도 시간도 없어서 백천만 감사나눔 운동은 고려조차 안 했었다. 그런데 군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일병 때부터 공책을 구해 감사노트를 쓰기 시작했는데, 감사노트를 채우려고 억지로라도 감사할 일을 찾으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조금이라도 기분 좋았던 일들을 되짚어보게 되었다. 하루 동안 감사할 일을 많이 찾으면 기분도 좋아졌다. 군대에서는 더욱더 그렇지만, 사실 사회에서도 만날 기분이 좋아지려고 해외여행 같은 스펙타클한 일을 찾아다닐 수는 없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있었던 일들 때문에 지친다면, 일상을 무리하게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행복한 일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아직 많이 쓰진 못 했지만, 오늘도 꾸준히 일상 속에서 감사할 일들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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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가 지날수록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온다. '심심한 사과', '사흘' 등 지금까지 잘 사용되던 단어들을 이해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통 이런 경우 어휘력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문해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문해력이 높은 사람들은 읽기-생각하기-쓰기 순서로 생각하며 글을 이해하고 평가하며 사용한다. '심심하다'의 뜻이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문해력이 높은 사람들은 글의 의도를 생각하면서 읽기 때문에 '심심한 사과'를 보고도 사과가 지루하고 재미가 없냐면서 화를 내진 않는다.

OECD가 "어떤 능력이 정보기술 위주의 디지털 시대에서 경쟁력을 높여줄까?"라는 문제에 답하기 위해 성인 경쟁력에 대한 국제조사를 시행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서는 특이하게도 관련 없어 보이는 문해력, 수리력, 컴퓨터를 사용한 기술적 문제해결 능력이 일하는 사람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전제를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문해력, 수리력, 컴퓨터를 사용한 기술적 문제해결 능력의 상관성이 강하고, 문해력이 다른 두 능력을 좌우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컴퓨터공학부 학생으로서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생각해봤는데, 프로그래밍도 일종의 '글쓰기'라서 그런 것 같다. 같은 기능을 하는 프로그램은 다양한 방법으로 작성할 수 있지만, 프로그래머는 그중에서 다른 사람이 봤을 때 가장 읽기 쉬운 코드를 작성하려고 노력한다. 본인이 옛날에 작성한 코드를 다시 수정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같이 코드를 작성할 때 읽기 쉬운 코드일수록 이해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의 목적은 읽히는 것이다. 나 혼자만 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글이 필요한 때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글은 다른 사람도 읽을 수 있도록 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정작 내 글을 읽었을 때 이해를 못 한다면 좋은 글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글쓰기를 잘하는 사람은 읽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본인의 주장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주장한다. 그래서 더 효과적으로 자기의 주장을 전달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거물이 될 수 있다. 문과와 이과만큼 전혀 다른 분야인 것처럼 보이는 문해력, 수리력, 컴퓨터를 사용한 기술적 문제해결 능력이 큰 상관관계가 있는 이유다.

이 책은 여러 거물들의 말을 인용했다. 빌 게이츠, 워렌 버핏, 일론 머스크 등 전 세계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명인들이 모두 읽고, 생각하고, 쓰라고 권유한다. 책에서 문해력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동들을 소개해줬는데 아마 현역 군인이라면 모두 해당하는 내용일 것이다. 종이책 대신 전자책 읽기, 긴 글 대신 세줄요약 읽기, 유튜브 알고리즘에 몸을 맡기기 등 요즘 10~20대한테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심지어 세대가 지날수록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문해력은 동물이 아닌 인간이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능력이다. 단순히 보고서, 자소서, 독후감 등 글 쓸 일이 많아서 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문해력은 사람이 이해하고, 생각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기 위한 필수적인 능력이다. 남들의 생각만 따라 하는 동물 대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읽고, 생각하고, 쓰는 연습을 하며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면 우리도 언젠가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거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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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봤을 때는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라는 제목과 하트로 가득 찬 표지 때문에 로맨스 소설인 줄 알았지만, 읽어보니 이 책은 사실 SF 소설 앤솔러지였다. 그런데 SF 소설 앤솔러지라고는 하지만 'SF 소설'은 '판타지 소설'처럼 너무 광범위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장르의 방대함을 증명하듯 이 책을 이루는 5개의 소설에서도 명확한 공통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굳이 따지자면 이 책의 제목에서도 나타나듯, '사랑' 자체가 이 책을 관통하는 공통점일 것이다. 5명의 작가가 'SF 소설'만큼이나 정의하기 어려운 '사랑'을 나름의 방식대로 SF 소설로 표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5개의 소설 중 인상 깊었던 2개의 소설이 있는데, 먼저 김초엽 작가의 <수브다니의 여름휴가>가 있다. 인공장기를 배양하는 회사에서 일하던 주인공이 인공피부를 배양하는 곳에서 일한다는 내용인데, 역사가 깊은 SF 장르에서도 언급되지 않은 주제인 인공피부를 찾아내서 소설로 쓴 것을 보고 작가가 매우 똑똑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인공장기는 단순히 심장을 다치면 교체하고, 눈을 다치면 교체하는 등 단순히 수술을 대체해줄 의료적인 목적만 달성한다면, 인공피부는 곰, 고양이, 용, 늑대 등 인간과 완전히 다른 종이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다. 물론 피부만이 인간의 본질을 나타내는 요소는 아니겠지만, 이를 통해 '피부가 달라지면 우리도 인간이 아니게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이 외에도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사랑과, 금속 피부를 이식받은 후 스스로 녹슬어가는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결말까지, 짧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생각해볼 점이 많았다. 읽으면서도 쏟아져 내리는 새로운 설정들 때문에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열심히 기대하면서 읽었다.

다음으로는 천선란 작가의 <뼈의 기록>이 있다. 소설 배경은 미래시대로, 안드로이드가 보급되면서 장의사 대신 장례를 치르는 장의사 안드로이드가 생겼다는 설정이다. 장의사 안드로이드인 로비스는 고독사한 노인, 자살한 여자, 사고사한 아이 등 여러 시체들의 장례를 치르며, 마지막에는 자신과 같이 말동무를 해주던 청소부 모미의 장례를 치러준다. 같은 작가의 <랑과 나의 사막>에서도 느낀 거지만 천선란 작가는 안드로이드 같은 기계적인 생각으로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잘하는 것 같다. 과학적인 사실인 적혈구의 기능을 얘기하면서 유가족들을 위로해주거나, 아름다움의 정의를 듣고 나서 뼈가 아름답다고 정의를 내리는 등의 모습을 보고 느꼈다. 또한, 이 소설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로 이루어진 소설의 구성단계를 완벽하게 지킨 소설이기도 하다. 45페이지의 짧은 소설에 복선들도 넣어가며 우주선에서 장례를 치르는 클라이맥스로 달려가는 모습은 읽은 사람들에게 말 그대로 '절정'을 느끼게 해준다. 너무 짧아서 아쉬웠던 다른 소설들과 달리 짧은 글임에도 탄탄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어 수백 페이지의 소설을 다 읽은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은 남녀 사이의 사랑도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 보편적인 인간성에 관한 이야기다. 혼자서만 지내는 학우한테 먼저 다가가 친구가 돼주는 일,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아이한테 다가가서 안아주는 일, 애인과 만들었던 마지막 작품을 스스로 완성하는 일, 평생 볼일 없을 유가족들을 위로해주고, 함께 일하다 죽은 동료를 위해 그 마음을 헤아리고 평생 내본 적 없던 용기를 내본 일. 이 모든 것들은 인간만이 가능한 비논리적인 행동이고, 그러므로 '사랑'으로 밖에 표현할 말이 없다. 5명의 작가는 서로 다른 세상의 모습을 그렸지만, 그 속에서도 여전히 '사랑'이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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