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준의 말하기 수업> 나의 말하기를 되돌아볼 시간

초등학교 때 국어 과목으로 읽기와 듣기, 말하기, 쓰기를 배운 기억이 난다. 학교에서 언어로 할 수 있는 일을 총 4가지로 나누었던 것이다. 저번 독후감을 쓸 때 읽었던 <일머리 문해력>에서 읽기와 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웠는데, 이번 독후감을 쓸 때 읽은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에서는 말하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운다. 물론 의무교육을 들은 사람들은 누구나 한국어로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남들의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하면서 읽고,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학습이 필요하다. 말하기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상대가 이해하도록 정확하게 말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전달해주는 직업인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선 한석준 아나운서가 직접 사용했던 말하기 기법들이 적혀 있다. 사실 다들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쓰기 때문에 당연히 올바르게 한국어를 발음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잘못된 맞춤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이 잘못된 발음으로 한국어를 발음하고 있다. 대학교 재학 중 "한글맞춤법의 이론과 실제" 강좌를 들으면서 알게 됐던 사실인데, 나도 '닭이 난다', '닭을 잡았다' 등의 문장을 잘못 발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올바르게 발음하려면 [달기], [달글]으로 발음하는 것이 맞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오랫동안 잘못된 발음으로 발음한 탓에 아직도 올바른 발음이 입에 붙진 않는다. 이 책에서는 이런 식의 잘못된 발음 말고도 사투리 등의 어조나 어투를 고치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석준 아나운서의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상자료 링크도 함께 책에 나와 있어서 쉽게 영상을 보면서 연습할 수 있었다. 가장 특이했던 훈련 중 하나는 모음 훈련으로, 대부분 사람이 모음을 올바르게 발음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장에서 자음을 제외한 모음만 발음하도록 만든 훈련이다.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내가 모음 발음이 잘 안 된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말하기 기법 말고도 어떤 내용을 말해야 좋은지도 나와 있다. 어쩌면 말하기 기법들보다도 훨씬 중요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로해주는 일,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일,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하는 일, 상대방에게 조언하는 일 등 일상에서 자주 일어나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난감한 일들이 많다. 특히 일상 속에서 대화하다 보면 흔히 나오는 주제이기 때문에 몇 시간 동안 공들여서 생각하면서 글을 쓸 수 없고 즉석에서 말을 꺼내야 하며, 그러다 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어떻게 말하면 현명하게 일을 해결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개인적으로 말하기 기법들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졌던 챕터였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내리는 결론은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사람이 온다는 것이다. 대화 중에는 잠시 말을 끊고 몇 시간 동안 생각한 뒤 대화를 이어나갈 수가 없다. 한순간의 실수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한테 상처를 줄 수가 있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평소에 배려하는 태도를 가지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 즉석에서 좋은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만 모일 수밖에 없다. 평소의 태도에 따라서 말 한마디로 좋은 사람을 얻거나 잃을 수도 있다. 언제든지 좋은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연습해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