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자

이번 달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며 책들을 살펴보던 도중 이 책을 발견하게 됐다. ChatGPT 등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이 많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책은 이 책인 것 같아서 바로 골랐다. 이번 달에는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너무 많은 일을 준비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쳤던 것 같다. 상병 진급 시험도 있었고, 자격증 공부와 대학 학점취득 원격강좌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구글에서 약관을 변경하면서 안드로이드 개발자 계정이 삭제될 위기에 처해 군대 안에서 앱 개발을 할 방법도 고민해야 했다. 하필 입대 날짜도 애매하게 잡은 덕분에 이번 학기가 아니면 할 수가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 한두 달 정도 일찍 오거나 늦게 왔었다면 여유가 있었을 텐데 군대 오기 전에 이런 일들에 대해선 고민해보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 와중에다 새해라서 그런지 부대 내에 있는 온갖 것들이 바뀌다 보니 적응하다 지친 나는 결국 번아웃이 와버렸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시작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 기분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개인정비 시간 때마다 별생각 없이 누워서 스마트폰만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도중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정확하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정신병원에서 주기적으로 약을 처방받아야 할 정도로 힘든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힘든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감기에 걸리면 바로 병원에 가는 대한민국에서도 정신병원에 대한 인식은 심각하게 안 좋아서, 기분이 우울하면 그냥 우울한 채로 살면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몸에 생긴 사소한 병들은 즉시 치료받으려고 들면서, 정작 정신에 대한 치료는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면역력만을 믿고 버티는 것인데, 이 책은 단순히 기다리는 대신 어떻게 하면 부정적인 생각 대신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책을 읽으면서 내 얘기인가 싶을 정도로 공감되는 얘기가 많았다. 계속 최악의 상황만 가정한다던가, 오히려 항상 최선의 상황만 생길 거라고 막연히 기대하던가, 우울한 상황에서 억지로 힘을 내려고 하면서 더 힘들어지는 등 내가 최근에 하던 생각들이 전부 기록되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일본 정신과 의사랑 상담이라도 했던가? 읽으면서 내 얘기 같은 얘기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걸 보니 전 세계 사람들도 나랑 같은 고민을 하면서 지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나만 심각한 게 아니라 누구나 겪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안심이 됐다.

특이하게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백천만 감사나눔 운동과 겹치는 면이 많았다. 내가 전입을 했을 때 선임들이 힘들게 써봤자 휴가를 하루나 이틀밖에 안 줘서 그냥 안 쓰는 게 낫다고 말해줬고, 나도 딱히 쓸만한 공책도 시간도 없어서 백천만 감사나눔 운동은 고려조차 안 했었다. 그런데 군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일병 때부터 공책을 구해 감사노트를 쓰기 시작했는데, 감사노트를 채우려고 억지로라도 감사할 일을 찾으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조금이라도 기분 좋았던 일들을 되짚어보게 되었다. 하루 동안 감사할 일을 많이 찾으면 기분도 좋아졌다. 군대에서는 더욱더 그렇지만, 사실 사회에서도 만날 기분이 좋아지려고 해외여행 같은 스펙타클한 일을 찾아다닐 수는 없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있었던 일들 때문에 지친다면, 일상을 무리하게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행복한 일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아직 많이 쓰진 못 했지만, 오늘도 꾸준히 일상 속에서 감사할 일들을 찾고 있다.